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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SADESUS, Robert(7th Apr. 1899 ~ 19th Sep. 1972)

[ The endless fountain ]

1. Curriculum Vitae

[ Left Photo ] Robert Casadesus(Photo; Sony Music Archive, 1953)

   우리 나라 사람들의 음악 취향은 아무래도 '3B'를 중심으로 한 독일 중심으로 보인다. 이 기준이라면, 아담함과 세련미, 고상함이 장점인 피아니스트들은 호소력을 잃기 쉽다. 바로 이 때문에 이 대명사나 다름 없는 명 피아니스트, 로베르 카자드쥐는 여전히 우리 나라에서 '아는 사람만 아는' 예술가지만, 매일 먹는 쌀밥의 맛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그의 음악의 매력이 어떤지 이해가 쉬우리라. 덤으로, 카자드쥐 가문은 부시-제르킨 가문만은 못하더라도, 알고 보면 삼촌 앙리(Henri, 1879~1947), 부인 가비(Gaby, 1901~99), 아들 쟝(Jean, 1927~72), 조카 장-클로드(Jean-Claude) 등 지금까지 3대에 걸친 프랑스의 가장 유력한 음악(및 예술) 가문이다. 이 중, 가장 유명하고 애호받는 예술가라면 아직도 이의 없이 로베르가 꼽힘에는 틀림 없다.

   로베르는 파리 태생이다. 삼촌 앙리는 부시 4중주단과 함께 20세기 초 최고의 앙상블로 불리는 카페 4중주단(Quatour Capet)의 비올라 주자였으며, 고음악 협회를 조직하여 주로 가족들과 함께 연주 여행을 다니며 고악기 연주의 재현을 위해 노력했던 뛰어난 음악가였다. 파리 음악원에서는 리스트의 제자며 프랑스 피아노 악파의 대가인 루이 디에메(Louis Diémer)에게 사사했는데, 그는 코르토의 스승이기도 하다. 이 때(1921) 두 살 아래며 역시 디에메에게 배우던 가브리엘 로트(Gabrielle L'Hôte)와 결혼했다. 부인과는 이 후 50년 이상 앙상블을 이루며 해로한다. 부인은 후에 가비(Gaby; Gabrielle의 애칭)로 이름을 줄이는데, 그 이유는 로베르가 그들의 연주 여행 포스터를 보다가 "당신, 이름을 가비로만 쓸 수 없을까?"고 제안했기 때문이다. 사실, 'Robert Casadesus et Gabrielle L'Hôte Casadesus'보다는 'Robert et Gaby Casadesus'가 훨씬 깔끔하지 않은가. 후에 장남 쟝까지 합세한 것을 감안하면, 아주 훌륭한 결정임에 틀림없다. 'Robert et Jean Casadesus, et Gabrielle L'Hôte Casadesus'이었을 것이 'Robert, Gaby et Jean Casadesus'로 되었으니, 최소한 포스터 공간 이용의 효율성 측면에서는 말이다.
   
그는 파리 근교 퐁텐블로(Fontainebleau)의 미국 음악원에서 교편을 잡았고(이 음악원은 삼촌 프랑시 Francis 가 설립했다), 후에는 원장이 된다. 그는 이미 1936년 토스카니니 지휘 뉴욕 필의 협연으로 브람스 2번을 연주하여 절찬을 받았는데, 미국을 주기적으로 방문하다가 2차 대전이 터지고 프랑스가 무너지자 미국 음악원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했다. 여기서 제르킨과 부시처럼 미국 Columbia(Sony Classical)와 인연을 맺고, 2차 대전 종료 후 프랑스로 돌아가서도 Columbia 전속으로 남아 있었다. 1960년대 말까지 녹음 및 콘서트 아티스트로 활발히 활동했는데, 1971년까지 개최한 연주회 수는 무려 3000 이상이라고 한다.
   그의 죽음은 갑자기 다가왔다. 1972년 장남 쟝이 캐나다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한 지 수 개월 후 파리에서 세상을 떴다. 추측이지만, 아들의 때이른 죽음 때문이라고 해도 반대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장래가 촉망되고 사이 좋은 아들이 40대 중반에 자기보다 먼저 죽었다면, 거의 절망하지 않을 부모가 도대체 있을까.

2. His music

   그의 예술은 명쾌와 세련 그 자체로 볼 수 있다. 무엇을 들어 봐도 부분적인 과장이나 잡다한 군더더기와는 거리가 멀고, 코르토처럼 가끔 지나치다는 느낌을 받는 일은 전혀 없다. 명쾌하고 밝으며 잘 공명되는 음향, 그리고 고전적이며 안정된 해석까지 갖췄으니 소위 '깔끔하게' 들릴 요소는 완벽하게 다 구비했다. 시원한 샘물이 찰찰 흐르는 느낌, 그것이 바로 그의 음악이다.
   그의 레파토리는 라모 등 프랑스 바로크에서 바흐를 포함하여 브람스까지 독일 고전/낭만, 프랑크나 생상 등의 프랑스 낭만파인 스탠다드 목록과 함께 드뷔시와 라벨까지 프랑스 근대 음악들이 중심이다. 특히 좋은 평을 받는 것은 세련미와 맑음이 잘 어울리는 모차르트, 고전적이며 그의 완벽한 테크닉을 보여 주는 라벨이다. 하나 더 언급해야 할 것은, 부인 가비와 연주한 4/2대의 피아노 레파토리와 여기에 장남 쟝이 가세한 트리오다. 세 사람이 자주 같이 연주 여행을 다녔다는데, 부인과 협연한 연주는 4/2대 작품 녹음만도 제법 되며, 호흡이 잘 맞는 점에서도 재미있는 레코드가 많다.

   그의 레코드는 모노랄이 많은 점이 좀 아쉽지만, 스테레오에도 들어 볼 만한 것들이 많다. 우리가 들을 수 있는 것은 2차 대전을 피해 미국으로 이주한 뒤의 녹음이 대부분이다.
   독주곡은 바흐에서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 등을 거쳐 프랑스 근대 작품까지 녹음이 많지만, 가장 유명한 드뷔시와 라벨부터 꼽아야 한다. SP와 모노랄에 두 차례 전집을 완성했다고 한다(드뷔시는 아무래도 전집은 아닌 것 같다). 최근 1951년의 라벨 전집(모노랄)Heritage 시리즈로 재발매됐는데, 드뷔시보다 훨씬 고전적인 양식을 좋아했던 라벨의 양식미를 선명하게 보여주는, 한 마디로 정말 상쾌한 연주다. 로베르는 젊은 시절에 라벨과 친교가 있었으며, 그의 작품으로 자주 연주 여행을 다녔다. 라벨은 이 젊은 아티스트를 좋아했으며, 직접 사인해 준 악보나 편지 등이 많이 남아 있다. 기제킹과 카자드쥐, 리히테르, 굴다 같은 명연주가들은 프랑스 인상파 작품의 연주에서 결코 지나치게 낭만주의를 강조하지 않는데, 이 점은 프랑스 작품의 연주에서 꼭 알아 둬야 할 것이다(코르토의 드뷔시 전주곡 1집 녹음에서 가끔 좀 지나치다는 느낌을 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드뷔시는 약 절반 정도만 발매된 듯한데, 내가 들어 볼 수 있던 전주곡 1,2권도 마찬가지로 단정하고 고전적인 연주다. 이색적인 것은 베토벤과 슈만이 제법 녹음이 많다는 점인데, 스테레오 시대의 슈만 독주곡 녹음들이 재미있다. 그를 프랑스 음악의 스페셜리스트로 단정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 있다.
   협주곡 음반으로는 베토벤 1,4,5번이나 리스트 협주곡 2, 베버의 콘체르트슈튁도 있지만, 우선 조지 셀 지휘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 및 콜럼비아 심포니와 1959~62년에 스테레오로 녹음한 일련의 모차르트 협주곡 시리즈부터 언급하자. 독주 협주곡은 12,15,17,18,20~24,26,27번이 있다. 셀의 꾸밈 없고 정교한 지휘에 잘 융합된 독주를 들을 수 있으며, 특히 독주의 부드럽고 단정한 표현은 빈 고전파 모차르트의 정통적인 느낌에 매우 가깝다. 곡에 따라 지휘가 약간 날카롭게 들리긴 하지만, 모차르트의 협주곡 팬이면 갖춰 놓을 만한 연주다.
   위의 모차르트를 제외한다면 역시 프랑스 작품이 남는다. 오먼디 지휘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협연의 프랑크 교향적 변주곡과 댕디 '프랑스 산사람 노래에 의한 교향곡'은 밝은 음색과 미려한 연주로, 나는 이 음반에서 등산 중에 찬 샘물을 마시는 듯한 기분을 느낀다. 번스타인 협연의 생상 4번과 포레 발라드도 있는데, 번스타인의 약간 '고지식한' 지휘가 아쉽지만 로베르의 유연한 음악성을 느낄 수 있다. 실내악으로는 주로 동향의 바이올리니스트 지노 프랑세스카티(Zino Francescatti)와 협연한 음반이 대부분이다. 두 사람은 1942년부터 1972년까지 자그마치 30년 동안이나 콤비로 연주했다고 하는데, 현역판은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전집뿐이지만, 프랑스 로컬 발매로는 브람스도 구할 수 있다. 모노랄과 78회전 시대에는 프랑크, 라벨, 드뷔시, 포레 1,2 등도 녹음했는데, 아쉽게도 Sony 본사의 CD로는 하나도 나와 있지 않다. 그 외 78회전 시대에 HMV에서 녹음한 포레 4중주곡 1(칼베 4중주단 멤버와 연주), 드뷔시 첼로 소나타(첼로는 모리스 마레샬) 등이 있다. 이 레코딩들은 내가 일본에서 구해 올 수 있었는데, 프랑스 레파토리는 정말 외면적으로 잘 연마된 연주로, 선은 다소 가늘다고 생각하지만 프랑스 레파토리에서 관능적인 프랑체스카티의 톤은 정말 잘 들어맞는다.
   마지막으로, 부인 가비 및 장남 쟝과 연주한 피아노 2중주~3중주 레코드가 있다. 부인과 연주한 4/2중주 작품은 모차르트, 슈베르트 등 독일계 작품 외에 샤브리에, 사티, 드뷔시, 포레 등 프랑스계 작품이 남아 있는데, 수십 년 같이 살면서 연주한 덕으로 호흡은 아주 잘 맞는 편이다. 이 중 국내에서는 프랑스계 작품 앨범(Masterwork Portrait series)만 볼 수 있다. 참고로, 부인의 말에 따르면 4손 작품을 연주할 때는 로베르가 저음 쪽을 연주했다고 한다. 바흐/모차르트의 2대와 3대를 위한 협주곡은 가비 및 쟝과 함께 오먼디 및 데르보 등의 지휘자들과 녹음했다.

   나는 그의 해석 경향은 부인이 한 마디로 요약해 줬다고 생각한다. "남편은 모차르트를 좋아하기는 했지만, 정작 최고라고 생각한 작품은 베토벤의 현악 4중주곡이었습니다". 그가 프랑스 낭만/근대 음악을 아주 잘 해석했지만, 그의 본질은 이 고전주의에 있다고 나는 확신한다. 다른 사람들도 이렇게 생각했음이 틀림없는데, 일반적으로 그의 드뷔시보다 라벨이 더 평이 좋기 때문이다. 또 하나, 그가 고전주의적인 감각이 없었다면, 코르토가 거의 도전하지 못한 모차트르를 이렇게 잘 연주할 수는 없었으리라. 그런 면에서, 그는 프랑스 피아니스트 중에서 그리 흔하지 않은 고전주의자로 불릴 만 하다. 베토벤이 장기였던 이브 나트(Yves Nat)만 빼면, 아마 의심의 여지 없이 아직까지도 프랑스 제일의 고전주의 피아니스트일 것이다.

Links

  1. The Casadesus - Robert Casadesus page ; 나이는 51세나 차이가 나지만 로베르의 사촌인 그레코(Gréco)가 만든 가문 홈페이지 중 로베르를 위한 페이지. 이 예술가 가문이 얼마나 화려한 면면을 자랑하는지 잘 보여 주는 홈이다.
  2. robertcasadesus.com ; 로베르를 위한 홈. 그런데, website 뜨는 속도가 좀 불안정하다. 디스코그라피는 완벽에 가깝다.
  3. Radio France ; Robert Casadesus(French) - 일생을 간략히 요약했으며, 다른 음악가들이 그에게 보낸 찬사가 들어 있다.
  4. Colloque international ; Association Robert Casadesus & Observatoire musical Français, "Hommage à Robert Casadesus"
    로베르 탄생 100년을 기념한, 소르본 대학에서 열린 콜로퀴엄. 전문이 나와 있지 않은 점이 매우 아쉽다.

(c) 2001~ , 이영록 ; 링크는 자유지만, 인용하시려면 우선 제게 메일을 보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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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ated ; 21st Oct. 2001
Last update ; 15th May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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